가고싶은산

안성 조비산,정배산,가현산,구봉산,석술암산

산여울 2010. 1. 2. 04:47

조비산, 정배산, 가현산, 구봉산, 석술암산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백암면, 안성시 보개면
294.5m, 279.9m, 347.2m, 465m, 414m
조비산 정상에서 본 정배산과 구봉산
 

조비산(鳥飛山)은 용인팔경 중 제6경에 해당하는 곳으로, 해발 294m의 나즈막한 산입니다. 아래쪽은 흙산이나 정상부는 거대한 바위로 되어있으며, 남쪽으로 절벽을 이루며 상당히 큰 인공 동굴이 있습니다.

동국여지지 죽산편에 보면 "현 북쪽 15리에 한 봉우리가 우뚝 솟아 돌을 이고 있는데 산이 높고 가파라서 빼어난 모양이 기이하게 보인다"라고 하였고, 동국여지승람에는 "한 봉우리가 우뚝 솟아 돌을 이고 있는데 그 돌구멍에 흰 뱀이 있어 매년 큰 물이 질 때를 타서 청미천에 내려와 사람과 가축에 우환이 되었다"고 전합니다.

산 이름에 대한 유래로는 조선 초기에 이태조가 서울로 도읍을 옮길 때 삼각산 자리에 산이 없어 아름답고 보기좋은 산을 이곳으로 옮겨오는 사람에게 큰 상을 내린다는 이야기를 들은 한 장수가 조비산을 서울로 옮겨가는 도중 이미 삼각산을 옮겨 놓았다는 소식을 듣고 더 옮겨갈 필요가 없게되자 석천리에 내려놓고 기분이 상해 서울을 향해 방구를 뀌었다고 합니다. 이 사실을 안 조정에서는 불경을 저지른 조비산의 이름을 폐하여 조폐산으로 하여 역적산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이야기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산은 산의 머리를 모두 한양으로 하는데 조비산은 남쪽으로 돌리고 있다하여 역적산으로 불리웠으나, 1970년경 규석을 캐려고 머리 부분의 바위를 훼손하여 머리 부분이 잘려 역적산 이름의 의미가 다소 감소하였다 합니다.

이 산은 한남정맥에서 이어지는 아홉봉우리 구봉산에서 달기봉을 거쳐 남으로 이어지다 동쪽으로 꺽이면서 정배산을 이루고 그 마지막에 마침표를 찍듯이 바위를 살짝 올려놓은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구봉산(九峯山)은 해발 465m의 안성에서는 제법 높은 산으로 아홉개의 나즈막한 봉우리들이 오르락 내리락하며 걷기 좋은 숲길을 만들어주고 있어 걷는 맛이 좋은 곳입니다. 조선이 한양에 도읍을 정하기 전, 임금이 도읍지를 정할곳을 찾기위해 전국 각지의 명산을 모두 알아오라 하였고, 서울의 삼각산, 공주 계룡산, 용인 구봉산이 일차적으로 선정되었다 합니다. 구봉산은 신령스러운 산으로 찾아온 대신들도 감복하였다 하는데, 최종적으로 삼각산과 구봉산이 경합을 벌이게 되었고, 봉우리 백개를 먼저 만드는 산을 도읍지로 정하면 된다는 결정으로 두 산의 산신령이 쉬지 않고 봉우리를만들었고, 구봉산 산신령이 먼저 완성하어 임금께 알리고자 서둘렀으나 갑자기 억수같은 비가 내려 봉우리 하나가 뭉개져 낙담하고 있는 사이, 삼각산 산신령이 백개의 봉우리를 완성하는 바람에 삼각산이 선택되었고 한양이 삼각산 아래 들어서게 되었다 합니다.

구봉산을 중심으로 동북쪽으로 석술암산, 남동방향으로 달기봉과 가현산, 동쪽으로 정배산과 조비산이 위치해 있어 능선을 이용한 6시간여의 산행에 적합합니다.

산행은 여러가지가 있겠으나, 동쪽편에 있는 곡율(선영)버스정류소가 있는 SK주유소를 기점으로 원점회귀하는 조비산 ~ 정배산 ~ 구봉산 ~ 석술암산 코스가 좋을듯 하며 대략 6시간 정도가 걸립니다. 이 코스에다 가현산을 갔다오는 구간을 포함하면 7시간 정도 소요되므로 수도권에 있는 나즈막한 산 중에도 걷기에 적당한 산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원점회귀가 아니라면 장평리에서 조비산을 올랐다가 위의 산을 다 타고 백암으로 하산하는 것도 좋습니다. 하산 후에는 백암의 명물인 순대국으로 뒷풀이을 하면 정말 멋진 산행이 될 것입니다. 백암 시내의 제일식당에 가면 맛있는 순대국을 먹을 수 있습니다.

원점회귀 산행을 살펴보면, 우선 곡율(선영)정류소가 있는 SK주유소가 남북으로 있는 강촌정류소와 장평정류소의 중간 지점으로 원점회귀 산행 기점으로 적당한 곳입니다.

주유소를 출발해 남쪽으로 도로를 따라 400m를 직진하면 용천사입구 표지석이 있는 사거리를 지나 장평교 다리를 건너 100m쯤 더 가면 장평버스정류장을 지나고, 좀더 가면 도로변에 위치한 조천사 입간판앞에 도착합니다. 이곳에서 마을길을 따라 들어서 500m쯤 들어서면 조천사에 도착합니다.

등산로는 조천사 대웅전 우측 숲으로 이어지며 올라갈수록 바윗길로 바뀌면서 조비산 정상에 도착하게 됩니다. 조비산 정상은 낮은 높이지만 정상부는 뾰족한 바위로 되어있어 위세가 대단합니다. 사방으로 조망이 트이면서 남쪽 가현산, 서쪽 정배산과 달기봉, 구봉산 북으로 석술암산이 막힘없이 시야야 들어와 멋진 조망을 제공해줍니다.

정상에서 서쪽으로 내려서는 길은 높은 바위절벽 지대를 내려서야 하는데 로프를 붙잡고 조심스럽게 내려서면 정상 남쪽 바위절벽 밑에 거대한 인공동굴을 만납니다. 잠시 동굴을 둘러보고 서쪽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을 따라 800여미터를 진행하면 시멘트길을 만나게 됩니다. 좌측으로 30여미터 지점에 등산로입구 표지판이 보이고, 다시 능선으로 붙어올라가면 묘2기를 지나고, 350여미터 지점에서 묘 3기가 있는 곳에서 뒤돌아보는 조비산의 모습이 멋집니다.

묘3기를 지나 150여미터를 진행하면 안부삼거리에 도착하는데 좌측으로 구봉산 이정표쪽으로 90도꺽여 진행하게 됩니다. 다시 200여미터 지점의 유형원선생묘 이정표에서 우측으로 90도를 꺽어 10여분을 더 걸으면 정배산 정상에 도착합니다. 정배산 정상은 표석은 없고 삼각점과 이정표가 있으며 누군간 이정표에 정배산이라고 써놓았습니다.

이후 능선길은 좌측으로 커브를 그리듯이 휘어지면서 남쪽으로 향하게 되고, 능선분기점에서 체력단련장 삼거리를 지나는데 가현산으로 가려면 이곳에서 체력단련장 방향으로 가면 됩니다. 가현산까지는 왕복 1시간 정도가 소요됩니다. 삼거리를 지나 우측으로 내리막길을 내려가면 고개에 도착하는데 남쪽 사면으로 구불구불 이어지는 임도가 고개옆으로 지나갑니다.

고개에서 오르막길을 약 20분 오르면 달기봉에 도착하게 되며, 30분을 더 가면 구봉산 0.9km지점인 능선삼거리에 도착합니다. 구봉산 방향으로 1분거리에 삼각점이 있는 469봉을 지나게되고, 15분 정도를 더 가면 구봉산 정상에 도착합니다.

구봉산 정상에서 석술암산까지는 2km정도의 거리로 50분 정도 소요됩니다. 구봉산에서 500미터 지점에서 매봉재갈림길을 지나고 1.5km를 더 가면 용운사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에 도착하는데, 이곳에서 우측 30여미터에 있는 봉우리가 석술암산입니다. 석술암산 정상에서의 하산은 다시 삼거리로 되돌아가 북릉을 따라 근창리로 가거나, 정상에서 북동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이용해 양준리로 하산할수 있습니다. 정상에서 20여분이면 양준리 등산로입구 표지가 있는 곳에 도착하며, 이후로는 마을길을 따라 강촌정류소까지 2km를 걸어나가면 됩니다. 강촌정류소에서는 도로를 따라 400m 남하하면 산행기점인 SK주유소에 도착하게 됩니다.

이렇게 산행하는데 6~7시간 정도가 소요되어 시간상으로도 부족하지 않은 적당한 산행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