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12월13일 저녁 TV 뉴스를 통해 우리나라의 산이 남한에만 총 4,440개라는 보도가 나왔다.
이 숫자는 산림청이 1년 동안 조사한 자료로, 우리나라 국토의 65.2%가 산이
라는 것은 지표로부터 높이가 100m를 넘어야 산으로 본다는 건설교통부 기준
에 따른 것이다.
산의 기준은 나라마다 달라서 영국에서는 표고 1,000피트(305m)가 넘어야 산
이라 부르고, 미국은 2,000피트(610m)가 넘어야 산으로 간주한다고 하며, 영미
기준으로 보면 높이가 629m인 관악산 정도는 돼야 마운틴(mountain)이고, 서
울의 남산은 262m밖에 안 되니까 마운틴이 아니라 힐(hill) 즉 언덕인 셈이라는
내용이었다.
일본에서 가장 낮은 산인 덴포잔(天保山)의 표지판.
표지판 밑에는 일본에서 가장 낮은 산이라는 증명서까지 붙어 있다.
이 날 산림청이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국에 존재하는 산의 수는 2006년 10월부터 2007년 11월까지 국토지리정보원의 자연지명 자료를 기초로 현장 숲길 조사, 수치지형도 분석, 지방자치단체, 지리·지형학계, 산악단체 전문가의 검토를 거쳐 최종 집계한 수가 4,440개라 하였다.
더욱 이번 통계는 자연지명자료(2005년 통계연보) 가운데 산으로 분류될 만한 자연지명 8,006개 가운데 재, 치(티), 고개는 지리적 성격상 제외하고, 지자체의 ‘등산로 현황자료’에 나타난 산 목록과의 비교 검토와 산림청 산림지리정보시스템(FGIS)의 수치지형도 및 관리주체별 자료와 대조하여 등고선이 없거나 확인되지 않은 산은 제외한 후 지자체의 검토를 거쳤으며, 최종적으로는 지형학·지리학계, 국토지리정보원, 산악단체 등 관련 전문가 회의를 통해 이번 통계를 확정하였다고 했다.
그러나 현재 국토지리정보원이 추진하고 있는 전국 산 높이 정비사업에 따르면 1:5,000 및 1:25,000 수치지형도와 1:50,000 지형도 등 우리나라 기본도에 표현된 산의 개수를 11,859개로 집계, 정비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표고 200m 이하의 산이 4,714개나 된다.
산림청 등산지원팀 관계자에게 이번 발표에 대해 그 기준이 무엇이냐고 문의하였으나 4,440개란 숫자는 산림정책의 대상이 되는 산을 파악한 것이라는 해명이었고, 전문가 회의에 참석한 산악단체는 한국등산중앙연합회, 한국산악회, 대한산악연맹이라고 하였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보면 산은 평지보다 높이 솟아 있는 땅의 부분이라고 나와 있고 백과사전에는 좀더 구체적으로 주위의 낮고 평평한 지형 면에서 높게 돌출하여 가파른 경사면을 이루고 있는 지형이라 했다.
지형학에서는 주위로부터 적어도 수백 미터의 비고(比高)를 가진 것을 산이라 하고, 그보다 낮은 것을 언덕 또는 구릉이라고 일컫으면서도 그러나 높이에 따라 구별되는 절대적인 기준은 있을 수 없으며, 이는 지역이나 국가 또는 학자에 따라 개념을 달리한다고 나와 있다.
흔히 산의 기준을 얘기할 때 영국에서는 표고 1,000피트 이상을 산이라 한다는 자료를 인용하고 있으나 막상 지형도를 제작하는 영국의 육지측량부(Ordnance Survey)에는 이러한 규정이 없다.
다만 섬나라인 영국은 국토의 대부부이 평탄하고 완만한 구릉지대라 영국에서 발간되고 있는 브리태니커 학생백과사전과 옥스퍼드 영어사전에만 표고 2,000피트 이상의 봉우리를 산이라 정의하고 있다.
1,000피트 이상이라는 주장은 1995년 영국에서 제작된 영화 잉글리시 맨에 기인한 것으로, 근거 없는 영화적 소재에 불과한 것이라고 한다.
일본에서는 국토의 가장 낮은 산을 공표하고 있어 높이에 따른 산의 기준을 아예 불식시키고 있다.
일본에서 발행되는 1:25,000 지형도에 나와 있는 가장 낮은 산은 오사카시(大阪市) 미나토구(港區) 해안가에 위치한 덴포잔(天保山)으로 표고가 4.5m밖에 안된다.
더욱 놀라운 것은 2등 삼각점까지 설치된 이 산은 1831년 하천을 준설할 때 그 흙을 쌓아올린 인공 산이라는 것이다.
미국 코네티컷에 있는 해발 738피트(225m)의 파울러 마운틴(Fowler Mountain).
급하게 단층지괴가 융기된 산이다.
두 번째 낮은 산은 센다이시(仙台市)에 있는 높이 5.89m의 히요리야마(日和山)인데 이 산도 인공 산이다.
세 번째이며 자연적 산으로 가장 낮은 산은 도쿠시마시(德島市)에 위치한 벤텐야마(幷天山)로 높이는 6.1m이다.
일본 국토지리원 관계자에 따르면 먼저 지역 주민들이 산이라 부르는 것, 두 번째 지방자치단체에서 공식명칭으로 사용하는 것, 마지막으로 국토지리원이 기재하기에 타당하다고 판단한 것을 산의 기준으로 삼는다고 한다.
2005년 7월11일 필자가 국토지리정보원 홈페이지 ‘묻고 답하기’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낮은 산의 산명과 높이를 알려 달라’고 질문한 바 있다.
며칠이 지나도 답변이 없자 7월14일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낮은 산의 자료’라는 제목으로 일본의 경우와 지형도에서 조사한 군산시의 소뫼산(18.9m)을 예로 들면서 전국의 삼각점 표고일람을 보유하고 있는 국토지리정보원에서는 어렵잖게 가장 낮은 산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라는 글을 또 올렸다.
7월19일이 되서야 올라온 답변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낮은 산에 대한 별도의 자료가 없는 실정이고, 삼각점이 설치되어 있는 지점과 산으로 불리는 지점과는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는 답변이었다.
우리 민족에게 산은 어떤 존재일까.
우리나라는 어디를 가든 지평선은 볼 수 없고, 하늘과 땅이 닿은 자리라면 어느 곳이든 산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산을 보고 자랐고, 산과 더불어 살았으며, 죽어서도 돌아가는 곳이 산이다.
우리는 집 앞의 언덕을 앞산이라 하고, 집 뒤의 언덕을 동산이라 부른다.
또 조상이 묻힌 묘를 산소(山所)라 하고, 묘에 가는 것을 산에 간다고 하여 남들이 말하는 구릉이나 언덕도 우리는 산으로 인식하였다.
이 같은 현상은 예로부터 풍수지리의 영향이 컸는데, 풍수에서 말하는 산의 개념은 현대적 의미나 일반적인 산의 개념과는 달리 경우에 따라서는 평지보다 한 자만 높아도 산으로 본다.이렇듯 산의 기준은 산을 바라보는 인간의 인식과 관련이 있다.
그래서 어느 나라이건 지역이건 간에 동일한 기준이 아닌 상대적 고도를 기준으로 산을 판단한다.
예를 들지 않더라도 낮은 평야 지역에서는 몇 십 미터만 되도 산으로 인식되는 반면 산지지역에서는 고도가 높더라고 산으로 인식되지 않는다.
조선시대 만들어진 산경표(山經表)에 산은 물을 가르되 물은 산을 넘지 않는다는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 원리를 보더라도 산줄기는 분수령이 되어 끊어짐 없이 바닷가까지 이어져감을 알 수 있다.
우리도 이제 향토를 사랑하는 지역 주민들이나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서 내 고장의 명물이 될 수 있는 가장 낮은 산을 찾아 높이로 산의 수를 집계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하자
글/ 최선웅 한국산악회 부회장·매핑코리아 대표
추가 조사 내용 :
그런데 산이 많은 곳은 강원도가 아니라 경북이더군요. 또 2위는 경남, 3위는 전남입니다.
4440개 중 경북 689개, 경남 635개, 전남 568개, 강원은 517개입니다. 낮은 산도 하나로 치니 그렇겠죠. 하지만 강원도는 총 면적 대비 산림면적 비율은 82.5%로 가장 높습니다. 어디를 봐도 죄다 산이라는 것이죠. 설악산, 치악산, 오대산 등 해발이 높은 산도 역시 많습니다.
가장 산이 적은 곳은 산이 불과 42개인 서울이었습니다.
가장 많이 쓰는 산 이름도 조사했는데, 1위는 `봉화산`이란 이름으로 전국
에 47개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국사봉(43개), 옥녀봉(39
개), 매봉산(32개), 남산(31개)이 뒤를 이었습니다.
현재 제주도에는 총 386개의 오름이 있는데 이중 높이(지표고)가 200m 넘는 것만 산으로 분류하여 8개를 산에 포함 시켰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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