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싶은산

예천 모시골 산행

산여울 2011. 4. 30. 18:28

 (예천의 명산)  

                 예천군 상리면 모시골 단풍계곡을 찾아서...

 

발그레 물든 마음 행여 누군가에 들킬세라 가슴에 품고 청명한 가을햇살의 붓칠로

점점 파스텔색으로 변해가는 10월의 마지막 주말. 그냥 보내기엔 무언가 아쉬운

디론가 떠나고픈 것이 이맘때쯤 느끼는 계절 감각이다.

 

 어디서 무엇을 하던 가을이 주는 화려함과 소박함은 그대로 추억이 되어 버린다.

10월 끝자락의 가을은 깊고 고왔다. 아침 안개 걷힌 그 길을 따라 가노라면 바삭

삭 가을이 산책하는 소리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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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천 산업곤충연구소

 

 푸른 하늘과 따갑지 않은 햇살, 산들거리는 바람, 형형색색의 옷으로 갈아입은       들꽃의 어지러운 향기속에 가을은 점점 깊어만 가고 있다.

 

 모처럼 찾아온 여유속에 떠난 상리면 모시골 계곡은 입장객 61만명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며 성공리에 막을 내린 2007 예천곤충바이오엑스포가 열렸던 예천군

산업곤충연구소(곤충생태체험관) 인근에 있다.

 

 모시골을 떠들썩하게 했던 성공엑스포의 메아리는 잦아들지 않고 있었다. 산업곤충

연구소는 엑스포가 끝났음에도 전국각지에서 많은 관람객들이 매일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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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천곤충생태체험관

 

 모시골 탐방은 엑스포 개최를 앞두고 새롭게 정비된 등산로와 백두대간이 지나는

우리 지역의 명산을 알고자 함에 있었다. 모시골 등산로는 모시골 폭포→칠칠바위

(폭포)→모시골 폭포 (1시간), 모시골 폭포→칠칠바위(폭포)→성황재→모시골 폭

포 (2시간), 모시골 폭포→칠칠바위(폭포)→겸암굴→월인정사→모시골 폭포 (3시

간)의 코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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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시골 등산(산책)안내도

 

 이날 탐방은 예천에서 09시40분에 출발 25km를 달려 곤충연구소에 10시15분에

도착 10시30분 등산을 시작했다. 코스는 곤충연구소→모시골 폭포→칠칠바위→

암굴→백두대간(16구간)→묘적봉→모리재→곤충연구소 구간

(5시간 30여분 소요)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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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 분수대에 단풍이 물들고 있다.

 

 가을 단풍이 절정을 향해 치닫는 10월 마지막 주말은 따스한 햇살과 산들바람, 산과

계곡에 울긋불긋 물들어가는 단풍이 고운 자태를 자랑하고 있어 단풍산행을 하기엔

최적의 날씨였다.

 

 곤충생태체험관의 명물인 출렁다리를 지나 모시골 폭포에 이르자 아담한  쉼터가

반갑게 맞았다. 폭포 옆에 설치된 정자형 쉼터는 주변환경과 잘 어울리며, 태양이

겁게 달구던 지난 여름 곤충생태체험관을 찾은 탐방객들에게 편안한

휴식장소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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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쉼터 정자
      

 폭포 갈림길에서 좌측 계곡을 따라 걸었다. 폭포에서 100여 미터 걸어 사방댐근처

에 이르자 계곡을 따라 형형색색의 단풍이 곱게 물들고 노란 들국화꽃이 고결한 자

태와 깊은 향기를 풍겼다.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모시골 계곡의 단풍은 전국의 유명한 단풍산에 못

지않을 만큼 빼어났다. 아무도 찾지 않는 호젓한 산길을 단풍과 들꽃향기에 취해가

며 걷는 것은 신선함 그 자체였다. 그동안 수많은 산을 다니면서도 누리지 못했던

로운 발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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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층폭포로 오르는 길은 맑은 계곡물과 단풍터널을 지나고 있어 지루함을 전혀

끼지 않았다. 계곡길은 한여름에도 햇볕 한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울창한 숲을

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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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 05분 충복골 칠칠바위(폭포)에 도착했다. 해발 1천미터가 넘는 소백산 준령

묘적령에서 동남향으로 뻗어 잉태한 모시골은 겸암 류운룡 선생(서애 류성룡의 형)

이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노모와 가솔 100명과 함께 이곳으로 피난하여

숭아, 머루, 다래등으로 허기진 배를 채웠다 하여 충복골充腹골이라고 불리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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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층층폭포

 

칠월칠석날 많은 사람들이 소원을 빌었다는 칠칠바위(폭포)계곡은 그 길이를 가늠

할 수 없을 만큼 웅장했다. 층층으로 이어진 계곡을 따라 흐르는 물은 그대로 폭포수

를 이루며 모시골로 끝없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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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을 따라 펼쳐진 단풍은 장관이었다. 설악산의 한 풍경을 잘라 옮겨 놓은 듯한 착

각이 들 정도로 절정을 이룬 모습은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예천에도 이런 곳이 있었

다는 것이 안 믿어질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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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층층폭포

 

이 지점부터 계곡과 멀어지면서 정상으로 이어지는 능선 오르막을 오르게 된다. 폭

포에서 잠시 쉬었다. 깊은 산중의 스산함을 따스한 햇살이 보다듬어 주듯이 사색의

시간을 갖고 싶었다.

 

폭포에서 200여미터 오르자 사람이 살았던 흔적이 나왔다.

우물터과 집터주변을 둘러싼 돌무더기가 그 흔적을 말하고 있었다.

 11시45분 겸암굴과 백두대간 갈림길인 임도와 만났다. 임도길을 따라 병풍처럼 펼

쳐지는 백두대간 준령의 풍경은 한 폭의 산수화였다. 빠르지 않고 늦지도 않게 마음

닿는 데로 400여미터를 걸어 겸암굴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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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겸암굴
                                                   


 겸암굴은 임도에서 내리막길 50여미터 지점에 있다. 큰 바위로 이루어진 겸암굴은

입구가 낮아 엎드려 기어서 들어가야 하지만 굴안은 족히 100명이 들어설 정도로

었다. 누가 갖다 놓았는지 향로대와 제물이 있었다. 바위에서 떨어지는 낙숫물을

기 위해 그릇도 받쳐 놓은 것이 누군가 기거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겸암굴은 겸암 류운룡선생이 임진왜란시 노모와 가솔 100명을 이끌고 이곳으로

난을 왔다하여 겸암굴로 불리워지고 있으며, 일반인들에겐 알려지지 않고 있다.

암굴에서 되돌아 나오는 오르막길은 밧줄이 메어져 있으며, 월인정사 갈림길

이정표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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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도


 이곳에서 왔던 임도길을 다시 돌아서서 백두대간 가는 길로 접어 들었다.

계곡산책로와 달리 정비가 되지 않아 잡목이 길을 가로막고 있었다.

 겨우 등산길을 찾을 수 있을 정도로 등산객들의 발길이 닿지 않았다. 행여 이길을

르는 초행 등산객들을 위해 흑응산악회 등산리본을 나뭇가지에 달면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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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두대간으로 오르는 길


12시35분경 잘 정비된 묘지를 지나자 좌측은 낙엽송, 우측은 잣나무 숲이 원시림을

이루고 있었다. 이 지점은 45도 경사에 발목까지 푹푹 차오르는 낙엽이 빙판길처럼

매끄러워 산을 오르는데 많은 힘이 들었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태초의 신비를

벗기듯 위치 표시와 잔가지를 제거하며 한발 한발 오르는 것은 고독했다.    

 아무도 없다는 적막감이 때론 무서운 공포로 이어졌지만, 가을바람에 묻혀온 단풍

이 이런 나를 흔들어 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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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시골 정상


13시12분 드디어 백두대간 묘적령과 저수령으로 이어지는 모시골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 이정표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잠시 휴식을 취했다. 묘적령 방향 백두대간 능선

길을 따라 계속 걸어 13시30분 백두대간 종주산악인들의 리본이 많이 달려있는 쉼

터(의자)에 도착 점심식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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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시에 다시 출발했다. 백두대간 16구간 능선길은 완만하여 산행하는데 별 무리가

없었으나, 정상부의 낙엽은 이미 지고 없으며 바람에 서걱이는 억새의 흐느낌과 잎

떨군 나목들의 모습이 또 한계절을 보내야 하는 쓸쓸함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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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묘적봉 정상

 

제2쉼터(의자)를 지나 14시30분 묘적봉(1,148M)에 도착했다. 묘적봉은 정상표지

석이 없고 관리소홀로 오래되고 낡은 이정표여서 시급한 정비가 필요했다. 

묘적봉 좌측으로 풍기읍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왔으며, 정상부와 달리 7부 능선은 계

곡과 계곡사이에 한껏 물오른 단풍이 수줍은 듯 붉은빛을 빚어내며 한폭의 산수화를

그리고 있었다. 묘적봉 정상에서 바라보는 모시골의 단풍은 단연 압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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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시골의 단풍

 

묘적봉에서 도솔봉, 모리재 갈림길이 나온다. 헬기장을 지나 15시25분 풍기와 경계

를 이루는 모리재에 도착했다. 모리재는 상리,풍기간 도로개설 공사가 한창 진행중

이다. 이 도로가 개통되면 많은 등산객들이 우리지역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며, 등산

객들을 위한 등산로 정비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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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로개설 공사중인 모리재(무래재)

 

비포장 도로를 걸어 내려오면서 신비의 도솔촌을 들러 새롭게 변신한 도솔산장에서

솔잎차를 마시며 촌장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주고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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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솔촌을 나와 16시50분 산업곤충연구소에 도착했다. 5시간 30여분이 소요된 모

시골~묘적봉 단풍산행은 가을의 끝자락에서 우리지역에 이토록 아름다운 단풍산행

지가 있다는 것에 놀라움과 함께 우리도 명산 하나를 내세울 수 있게 되었다고 본다.

 

모시골 산행은 여름철에는 모시골 폭포→칠칠바위(폭포)→겸암굴→월인정사→모시

골 폭포(3시간)코스의 계곡산행, 가을철에는 모리재→묘적봉→백두대간→모시골

정상→모시골 폭포(5시간코스)의 단풍산행이 적절하다고 본다.

 

모시골 탐방은 그동안 전국의 산들을 다니면서 정작 우리 지역 산에 대해 소홀 했던

지라 이번을 계기로 타지역 산악인들에게 우리지역 명산 알리기에 보다 더 많은 노

력을 해야 한다는 것을 느낀 보람 있는 산행이었다.


   [경북 예천―곤충생태체험관] 여행메모

중앙고속도로 예천IC에서 928번 지방도를 타고 예천읍 소재지까지 온다.

공설운동장 교차로에서 우측 28번 국도를 타고 예천읍 우계삼거리에서 좌측

단양향 927번 지방도를 타고 하리면 소재지를 지나 상리면 고항리

산업곤충연구소까지 간다.


 곤충생태체험관은 현재 유료관람이며 어른 2,000원(단체 1,500원)

어린이 1,000원(단체 700원)의 입장료를 받고 있다.


민박집으로는 산업곤충연구소 주위의 폔션형 민박집(황토방)으로 원골산장 식당

(054-653-5828), 문드래미 산장(010-8904-8941), 흰돌녹색농촌체험마을

(011-541-1640), 도솔산장(016-872-1554)이 있다.


주요 먹거리로는 원골산장식당, 도솔산장식당, 고항가든에서 토종닭백숙, 닭도리

탕, 산채비빔밥, 옻닭, 장뇌삼닭 등이 있다.

예천읍내는 백수식당의 육회비빔밥, 전국을 달리는 청포집의 청포정식, 송포정통

어식당의 복불고기등이 유명하다.


둘러볼 곳으로는 육지속의 섬마을 회룡포, 천년고찰 소백산 용문사, 예천천문우주

학공원, 금당실 전통체험마을, 세금내는 나무 석송령 등이 있다.

 

예천군에서 직영하는 예천온천은 지하 806m에서 솟아나는 중탄산나트륨  온천수로

여성 피부미용과 피로회복, 성인병, 부인병, 노화방지에 좋다.

입욕료는 4,500원(단체 4,000원)이다.  ☎(054-654-65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