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둘레길 3코스 중 '남원 장항 마을- 함양 금계 마을' 구간 트레킹
ㅇ. 트레킹 일자: 2024년 11월 21일(셋째 목요일)
ㅇ. 장소: 지리산둘레길 3코스 중 '남원 장항 마을- 함양 금계 마을' 구간
ㅇ. 날씨: 대체로 맑음
ㅇ. 참석자: 대구 산이좋아 산악회 회원님들과
ㅇ. 트레킹 시간: 오전 9시 35분~ 오후 2시 45분(5시간 10분)
ㅇ. 트레킹 코스: 남원 장항마을 '만남의 광장'휴게소- 서진암 갈림길- 상황소류지
쉼터- 등구재- 창원산촌생태마을- 금계 마을 지리산둘레길 함양센터
(13.32Km)
ㅇ. 트레킹 지도
◐. 지리산둘레길 전체구간
지리산둘레길은~~~
사람과 생명, 성찰과 순례의 길
지리산둘레길은 지리산 둘레를 잇는 길에서 만나는 자연과 마을, 역사와 문화의
의미를 다시 찾아내 잇고 보듬는 길입니다. 한 땀 한 땀 수놓듯 이어가는 지리산
둘레길을 통해 만나는 사람,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모든 생명들의 속삭임을
귀 기울여 들어 보세요. 외따로 떨어져 지내며 이제나 저제나 사람의 체취를
느끼고 싶어 동구 밖을 하염없이 바라보시는 할머니. 소로 이랑을 갈며 한 해,
한 철 농사를 이어가는 농부. 한 때는 좌, 우로 나뉘어 낮과 밤을 달리 살아야
했던 아픈 상처도 지리산 길은 품고 있습니다. 지리산 길의 출발은 순례길.
2004년 ‘생명 평화’를 이 땅에 뿌리고자 길을 나선 순례자들의 입에서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지리산 순례길이 있으면 좋겠다는
제안이 나왔습니다. 그 제안이 다듬어지고 구체화된 게 지리산둘레길입니다.
지리산길은 소외된 지역의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고, 이 길 위의 모든 생명체들
에게 평온함과 평안, 공존과 화해,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합니다. 참 바쁜
세상살이. 살붙이 마저 마주 대할 시간이 자주 없습니다. 물질적으로 풍요를
누리지만 마음은 허허롭기만 합니다. 지리산둘레길에 오셔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이웃과 정을 나누는 시. 공의 길을 느껴보세요. 처음과 같이 앞으로도
지리산둘레길은 나눔과 되돌아봄의 길이어야 합니다.<지리산 둘레길 홈페이지>
◐. 지리산둘레길 3코스 장항마을- 금계마을 구간
전라북도 남원시 인월면 인월리와 경상남도 함양군 마천면 의탄리를 잇는
20.5km의 지리산둘레길 '인월-금계'구간은 지리산둘레길 시범구간 개통지인
지리산북부지역 남원시 산내면 상황마을과 함양군 마천면 창원마을을 있는
옛 고갯길 등구재를 중심으로 지리산 주능선을 조망하고, 넓게 펼쳐진 다랑논과
6개의 산촌 마을을 지나 엄천강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제방길, 농로, 차도, 임도,
숲길들이 전 구간에 골고루 섞여있고, 또한 제방, 마을, 산과 계곡을 고루 느낄 수
있다. <지리산둘레길 홈페이지>
오늘 대구 산이좋아 산악회의 11월 정기산행지는 A팀은 충주 '대미산- 악어봉'
종주 산행이고, B팀은 '종댕이길 트레킹 및 심항산 산행'인데 필자는 두 코스 모두
이미 답사를 했는 코스라 B팀에 합류한 뒤, B팀 출발지점으로 이동하던 중에
중간에서 하차해서는 충주시 탄금대 인근에 있는 자그마한 미답산 6개 정도를
답사할 예정으로 산행준비를 해서 참석을 했는데, 아쉽게도 일기예보 상으로
오늘 충주지역에 비가 내리겠다고 하네요. 비를 맞으며 산행을 할 수는 없는지라
대구를 출발하기 직전 버스 내에서 산대장이 회원님들의 양해를 구한 뒤, A팀은
지리산 조망산이라 할 수 있는 '남원 삼봉산- 함양 금대산' 종주, B팀은 지리산
둘레길 3코스 중 '장항 마을- 금계 마을' 구간(13.6Km) 트레킹을 하기로 급
변경하게 됩니다. 필자는 A팀 코스는 오래전 이미 몇 차례 답사를 했는지라,
B 팀에 합류해서 A팀의 산행 출발지인 오도재에 먼저 들려 단체 기념사진을
한 컷 찍고는~~~
B팀 출발지점인 남원 장항 마을의 '만남의 광장' 휴게소에 도착합니다.
잠시 산행채비를 한 뒤~~~
도로 건너 편의 초입에 대형 '지리산 숲길 안내도'가 세워져 있는 수렛길을 따라
오르며, 지리산 둘레길 3코스 중 장항마을- 금계마을 구간 트레킹에 들어갑니다.
'지리산 숲길 안내도'를 보니 낡아서 판독이 잘 안 되는 게 아무짝에도 소용이
없네요.
잠시 오르노라니 전면으로 본대 일행들이 한창 산행하고 있을 삼봉산이 우뚝
솟아 있는 게 조망이 됩니다.
지리산 둘레길은 갈림길마다 길을 안내하는 장승 이정목이 세워져 있으며,
오늘 코스의 진행 방향은 좌우 화살표 중 붉은색 화살표만 따라 진행하면
되므로 달리 설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길을 떠나는 이들에게 가야 할 방향을 알려주는 장승은 우리 문화에 스며들어
있습니다. 벅수는 장승의 다른 말이자 우직하거나 바보스러움을 나타내는 말로
쓰이기도 합니다. ‘지리산둘레길’에서는 장승형 이정목이 가야 할 길을 가리켜
줍니다. 그 이정목을 형상화하여 우린 ‘벅수’로 부르기로 했습니다. ‘지리산
둘레길’의 우직함 묵묵함을 잇고자 하는 마음입니다. 세상은 촌각을 다투듯
바쁘고 정신없지만 지리산에 깃들어 보면 참 우직하게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과
숲이 있습니다. <지리산 둘레길 홈페이지>
서진암 입구 갈림길에 이르러 다른 회원들은 둘레길에서 약 500m 정도 벗어나
있는 '서진암'을 다녀오기 위해 좌측 산길을 따라 진행하나, 필자의 고등학교
10년 선배이신 김 선생님과 필자는 서진암 답사는 포기하기로 하고, 그냥 우측
둘레길을 따라 진행합니다.
말이 트레킹이지 이 코스는 숫제 산행이네요.
둘레길 중간중간 식당을 겸하는 민박집들이 수시로 눈에 띄네요.
둘레길 주변의 풍광은 고도가 다소 높은 지역이라서 그런지 나뭇잎은 누렇게
변색이 되어 떨어진 낙엽이 수북하게 쌓여 있는 게, 만추(滿秋)도 지나고 이젠
완전히 겨울의 문턱으로 들어선 듯 음달로 들어서면 손끝이 시리기도 합니다.
꾸덕꾸덕 말라가는 곶감들이 입맛을 다시게 하네요.
조금은 스산해보이는 산골 풍경과 수확이 끝난 농촌 들녘들을 보며 여유롭게
트레킹을 즐깁니다.
상황소류지 쉼터
저마다의 풍경을 가진 마을길과 고사리, 사과 등 밭작물이 철 따라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임도, 온갖 나무와 야생화가 반기는 숲길, 다랑논과 전망대, 오르막과 내리막의
고갯길, 이정표처럼 우뚝 솟은 고사목과 숲속에 숨어 있는 묵답까지 지리산둘레길의
다양한 표정을 한 구간에서 다 볼 수 있다. 매동마을을 지나 중황마을 닿기 전 숲속에서
묵답 ‘떼보네논’을 만난다. 한때는 삶의 터전이었던 묵답은 농부의 발걸음이 끊기자
온갖 나무와 풀들이 자라 숲으로 거듭나고 있다. 중황마을을 지나고 상황소류지 벚나무
아래에서 땀방울을 한번 훔치고 걷다 보면 상황마을 너른 들판에 다랭이논들이 시원스레
펼쳐진다. 하황, 중황, 상황마을은 마을 뒤 백운산에 황강사란 절이 있어 붙여진
이름들이다. 산내가 한눈에 바라보이는 상황마을은 전라의 끝자락이다. 재를 넘어가면
만나는 마을은 경상 땅이다. 500년 넘는 세월을 마을 사람들과 함께 한 느티나무가
지켜주는 상황마을을 지나 등구재로 향한다. <지리산둘레길 홈페이지>
전망데크도 한 차례 지나고~~~
다락논들이 들어차 있는 계곡길을 따라 한동안 고도를 높이노라니~~
노거수 느티나무 아래 자리 잡고 있는 등구령 쉼터가 나옵니다. 무더운 여름날
나무 그늘아래 평상에 앉아서 시원한 막걸리라도 한 사발 들이키며 땀을 식히고
쉬어 가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네요.
바로 앞에는 등구재 황토방 민박식당이 보입니다.
'등구령 쉼터는 보아하니 집이 허름하긴 해도 메뉴도 다양한 게 웬일인지
정감이 갑니다.
'1박 2일'과 '신서유기'를 촬영했다는 등구재 황토방 민박집
포장 임도를 따라 서서히 고도를 높여가노라니~~~
드디어 오늘 코스 중 가장 고도가 높은 '등구재'로 올라서네요. 본대 일행들은
좌측 삼봉산에서 내려와서 우측 백운산으로 진행하게 됩니다.
등구재
해발 650m의 등구재는 전북 남원시의 산내면과 경남 함양군의 마천면 경계에
있다. 전라도와 경상도를 잇는 옛 고개로 등구치, 등구령이라고도 불린다. 한자
로는 아홉 구비의 고개라는 의미이나, 거북의 등을 닮은 고개라는 뜻으로
불리기도 한다. 마천면에 거북이 등형국이란 의미의 등구마을이 있다. 등구재는
북쪽의 삼봉산과 남쪽의 백운산 사이에 말안장처럼 생긴 능선으로 주변부보다
낮아 교통로로 이용되었는데, 함양에서 이 고갯길을 넘어 산내와 지리산 성삼재
에 이르고 구례까지 왕래하였다고 전해진다. 고개 양옆으로 흐르는 물줄기들은
람천으로 흘러들어 간다. 등구재 너른 길은 벌목한 나무들을 운반하기 위한
운재로이기도 했다. <지리산둘레길 홈페이지>
지리산 천왕봉도 보이고 멧돼지 목욕탕도 보이는 재를 오르고 내리다 보면
어느덧 창원마을에 다다른다. 조선시대 마천면에서 각종 세로 거둔 차나 약초,
곡식 등을 보관하는 ‘창말’(창고마을)이었다가 이웃 원정마을과 합쳐져 창원
마을이 되었다. 마을에 보관된 물품들을 오도재를 넘어 지게로 날랐다고 한다.
곳간마을이었던 이력 때문일까. 지리산 깊숙이 자리해 있지만 현재도 자립도가
높은 마을이다. 다랑논과 장작담, 집집마다 호두나무와 감나무가 줄지어 있는
마을풍경이 소박하나 풍요로워 보인다. 창원마을에는 시간과 품이 많이 드는
우수한 품질의 닥종이를 생산하는 농가가 아직도 있다. 마을 어귀 당산에는
300여 년 수령의 느티나무와 참나무 너덧그루가 둥그렇고 널찍한 당산 터를
이루어 재를 넘어가는 길손들의 안녕을 빌고 쉼터를 제공한다. 지친 나그네를
두 팔 벌려 맞아주는 듯한 창원 당산나무들 앞에 서면 누구나 아이처럼 아름
드리 당산을 껴안아 보게 된다. <지리산둘레길 홈페이지>
함양의 오도재로 가는 길목마을인 창원마을을 지나 다시 이어지는 숲길.
아기자기한 오솔길과 계곡을 끼고 있는 숲길이지만 호락호락하진 않은 고개를
한번 더 넘어야 한다. 고개를 넘으면 칠선계곡과 천왕봉이 한껏 다가오고
지리산둘레길 함양센터가 있는 금계마을에 다다른다. 인월-금계구간과 금계-
동강구간의 시종점이다. 금계(金鷄)마을의 원래 이름은 ‘노디목’이었다. 노디는
징검다리라는 이 지방 사투리로 칠선계곡에 있는 마을(추성, 의중, 의탄, 의평)
사람들이 엄천강 징검다리(노디)를 건너는 물목마을이라 부른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산촌사람들의 정을 징검징검 날랐을 노디가 세월에 씻겨 나가고 지금은
그 위에 의탄교가 들어서 있다. <지리산둘레길 홈페이지>
지리산둘레길 함양센터
이렇게 해서 13.32Km에 5시간 10여 분이 소요된 '지리산둘레길 3코스' 중
' 장항마을- 금계마을 구간' 트레킹을 모두 마치고,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된 본대 일행들의 후미까지 모두 하산 완료한 뒤, 멀지 않은 인월 IC 부근의
모 식당으로 이동해서 '지리산 흑돼지 김치찌개'와 더불어 석식을 겸한 하산주
시간을 푸짐하게 즐기고는 기분 좋게 귀구길로 접어듭니다.